날밤을 새며 기절하듯 잠시 잠든 뒤 일어나서 차부터 찾았습니다.
수면 부족으로 어지러웠는데 왜 아침을 차로 시작하는지 알게 되었죠.
한 모금 넘기는 순간 입안으로 은은한 향긋함이 퍼지다 서서히 사라집니다.
두세 모금 다시 넘겨보며 그제야 사라졌던 잔향이 온기와 함께 가득 채워져요.
비가향차라 그런지 짙은 꽃내음은 없었지만 살짝 달큼한 향이 이건 대체 무슨 향일까 궁금해졌어요.
피라 님은 살구 향이라 비유해 주셨죠. 아이리쉬 브렉퍼스트는 대부분 100% 아쌈으로 이뤄졌다는데 설탕이나 초코와 같은 달콤함이 아니라
살짝 코끝을 건들고 지나가는 달큼한 향이 오히려 조금 더 향을 붙잡고 싶어져서 아쉬워지며 어느새 반잔을 비웠더라고요.
찻물은 언젠가 연꽃잎차를 즐겨마시곤 했는데 제법 비슷했어요. 한국차가 조금 더 구수하다면 홍차는 조금 더 깔끔하고 빈 입속을 혀끝으로 몇 번 굴릴 수로 달큼하네요.
남은 반잔은 가져온 오예스와 함께 비웠습니다. 제법 신기했어요!
찻물만으로도 한잔을 비워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초코를 무니 너무 달게만 느껴지던 부분이 따듯하게 씻겨내려가며 단맛을 중화시키는데 그냥 찻잔을 비울 때랑은 또 다르더라고요.
이래서 영애들의 티파티에 디저트와 함께하는구나.. 간접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보이시나요? 영롱하죠.
가향된 홍차만 마셔보다 비가향차로 마셔보니 이렇게 고운 색의 찻물도 맛있을 수가.. 있었구나.
눈으로 즐겁고 잔을 다 비우고 난 뒤 시간이 지났음에도 오래도록 입안의 향긋함을 즐길 수가 있어요.
(+)
피라님에게 333룰이란 것을 배웠습니다.
3g의 찻잎에 300ml 물을 그리고 3분간~! 너무나도 귀여운 티타임 룰이네요.
정작 저는 찻물을 내리고 우리는 동안 병이 너무나도 뜨거워서 뚜껑을 열지 못해 5분이나 우려버렸지만..!!ㅋㅋㅋ
아이리쉬가 너무나도 옅은 차라 5분도 괜찮더라고요>:3 헤헷 아래는 피라님이 마신 날의 일기장입니다(어이~!)
#Irish_Breakfast
오늘은 페스티브 브렉퍼스트 포장지를 뜯어봅니다.
차를 우리기 전에 티백향이 퍼져나가요. 전날 마셔본 아이리쉬보다 향긋하네요.
이름부터가 축제날 아침을 연상시키는 짙은 가향차일까 긴장했어요.
하지만 우려 보면 응? 생각보다 아주 옅은 향에 놀랍니다.
찻잔 뚜껑을 열고 얼마 안 가 향은 언제 그랬냐 듯이 사라져요.
향으로 즐기기엔 아쉬움이 남겠지만 대신 찻잎의 특성인지 우리는 동안 찻잔 아래를 붉게 물들이며 위로는 맑게 갠 층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시각적으로 나눠진 단층의 즐거움을 느낀 뒤 아직 층이 나눠져 있을 때 윗물을 마셔봐요.
옅은 향과 같은 잔잔한 찻물이 입안을 기분 좋게 데웁니다.
이번에는 한 수저 젓어 찻물을 온전히 붉게 물 들린 뒤 다시 한 모금을 넘겨보면 그제야 왜 실론티라 불리는지 절실하게 느껴져요.
전날 마신 아이리쉬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오래도록 잔 달큼함을 남기던 아이리쉬와는 달리
찻물을 입안에 담고 있을 때 잔잔함 속에 숨은 발랄한 과일향이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재미있는 점은 마실 때는 몰랐던 떫은맛이 찻물을 모두 넘기고 사라진 이후에서야 서서히 입안을 긴장시켜요.
즐기는 방법이 다양해서 페스티브란 이름이 붙은 걸까요?
마시는 동안 향과 맛이 정말 다양하게 변화합니다!
특히 찻물이 식을수록 떫은맛은 약해지고 달콤 발랄한 과일향이 내가 실론티야~! 그리 주장하더라고요>:D
차갑게 우려서 마셔봐도 좋겠어요!
피라 님의 일기장에 녹차와 가깝다는 평이 있어서 보내주신 모나카를 간식으로 곁들여볼까 싶어졌지만..
집에 포장지가 이미 뜯긴 빵이 남아 있어 오늘의 간식으로 삼아봤어요.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페스티브 브렉퍼스트는 디저트와 곁들여 마시기엔 저는 찻물만 마시는 쪽이 더 좋더라고요.
모나카가 아니어서 그런 걸까요..?(ㅋㅋㅋㅋ) 크림과 함께 마시기엔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마실 때는 몰랐는데 아이리쉬보다는 노을 진 찻물 색이 조금 더 따스하네요. 둘 다 붉다, 홍차네~ 싶었지만 이런 차이가 있어요!
(+)
가향차와 비가향차 구분을 못하고 있으니 피라 님이 알려주신 오늘의 티백 구분하는 방법~!
티백에 보면 Flavouring이라고 적혀있으면 가향차래요.
아래에는 오늘도 피라님의 페스티브 감상 후기를 남겨둡니다>:3
#Festive_Breakfast
o0(저녁으로 먹은 모양)
#레시피
아쌈과 실론의 향과 맛을 구분해 봤으니 베르가못의 차이를 느껴보기로 합니다.
애프터눈티를 꺼내요. 영국 귀족이 될 생각이거든요!
충분히 아침을 시작하는 차로 영애들의 식전 차를 마셔봤으니 오늘은 따사로운 오후 티파티를 열어보기로 해요.
어느 날은 꽃내음을 내기도 할 테고, 또 어느 날은 싱그러운 허브나 과일의 향을 품기도 할 거예요.
그래서 애프터눈티는 블렌딩의 조합에 따라 같은 이름과 같은 넘버지만 찻물의 맛과 향이 가지각색이래요.
마침 피라 님이 보내주신 오후 차는 베르가못과 자스민으로 블렌딩되었다 하니 얼그레이를 접하기 전에 충분히 비교해 볼 수가 있겠네요.
그동안 이렇게 비교해 볼 일이 없이 그저 기회가 닿는 대로 마셔서 몰랐는데,
티백을 우려낸 뒤 찻잔 뚜껑을 열고나면 첫 향에서 쨍하게 다가온 달큼하면서 상큼한 레몬(?)향에 눈이 댕그래집니다.
베르가못이 과일향이었어..? 그동안 얼그레이 밀크티를 마시면서 왜 몰랐던 걸까..??
신선한 충격이 되어 검색을 해봤죠. 정말 오렌지 오일이었네요....? 향에서는 오히려 실론티보다 자기주장이 강합니다.
그러나 맛은 아쌈을 베이스로 하는 애프터눈티라 그런지 전날 마신 페스티벌의 실론과는 또 달라요.
아이리쉬와 같은 기본적으로 깔린 달큼한 잔잔함 속에 섞여든 과일향이 정말 부드럽게만 느껴지거든요!
나는 실론! 튀어나왔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졌던 페스티브와는 달리 인사를 나눈 뒤에도 은은하게 자리 잡은 과일향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반잔을 비웠을 때 문득 베르가못이 다시 고개를 들며, 어서 와 조금 더 향을 즐겨보지 않을래? 달큼했던 아쌈을 툭 밀쳐내고 싱긋 웃어 보이는데...(웃지 마.. 아니야 웃어줘..)
아...? 어제 피라 님에게 배웠어요. 얼그레이도 가끔 쨍한 향수 맛이 느껴지는 건 베르가못을 얼마나 첨가했는지의 차이 때문이라고.
............제 입안은 향수 물로 바다를 이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크으윽... 향수 맛이다... 이상하다 방금까지 즐거웠는데 갑자기 왜..? 조금씩 헛웃으며 침착해져요(ㅋ)
오늘은 제법 오래 우리긴 했지만..! 그래도 첫 잔을 비우기 전까지 베르가못과 실론의 차이를 구분해 볼 거라고 다시 한 모금, 또다시 한 모금 넘겨봅니다.
점점 더 지독하게만 느껴졌던 향수 맛이 마비된 것마냥 더 이상 느껴지질 못할 때쯤, 향수 물맛을 느끼기 전 베르가못의 좋았던 부분만 부각되는 것 있죠?!
처음보다 더 잘 느껴지는 차의 특징에 또다시 눈이 땡그래집니다.
......? 이래서 단계별로 피라 님이 가향차에 적응해버린 게 아닐까? 합리적인 의심이에요.
한 잔을 비우는 동안 계속되는 충격의 연속이라 어느새 간식과 곁들여서 마신다는 걸 까먹어버렸네요!
두 번째로 우린 차는 보내주신 초코와 함께해 머금어봤어요. 그리고 웃죠~!>:D
역시 아이리쉬만큼 디저트와 잘 어울리네요. 아쌈으로만 이뤄진 차와 다른 점은 끝 맛이 넘긴 초코와 함께 찻물에 첨과된 과일향을 남깁니다.
왜 애프터눈티를 마시면서 오후를 리프레쉬 하는지 알겠어요... 정말 식전 차와는 다르네요.
두 번째 찻물부터는 어째서인지 과일향을 품은 우롱차를 마시는 기분 또한 들었습니다.
분명 홍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어째서 지금은 우롱차를 마시고 있는 걸까요...?(신기하다..)
뻐근하게 느껴지던 오후는 나른하게 풀려나가요 ◜ᵕ◝ ~*
(+)
비가향차 세잔 중 애프터눈티가 가장 향이 진하다 생각했는데 피라 님의 일기를 읽으면서 이 녀석도 약한 거였구나..
내일부터 시작될 가향차 도전기에 조금씩 긴장해요(피라님:ㅋ)
피라 님은 비가향차중에서는 페스티브가 가장 좋았다는데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차게 우려 드시는 편이라 하셨는데 페스티브는 마시면서 저도 식혔을 때 맛과 향이 살아나면서 좋았거든요.
저의 비가향차 픽은 아이리쉬입니다>:3 어린이 입맛이죠 ㅋㅋㅋ 셋 다 재미있고 좋았어요~!
#Afternoon
o0(괜찮았던 모양)
#레시피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목 안은 부어있고, 속은 불편했습니다.
따듯한 차를 마시면 나아질 것 같아 식전에 우려봐요.(그..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
오늘부터 3일간은 차이티를 도전해 볼게요. 차이티는 다른 차보다 우리는 시간이 조금 더 길더군요.
하지만 300ml 물로 위타드 티백을 우릴 때 피라 님이 1분은 더 줄이라고 하셨어요. 그러니 5분이 아니라 4분을 우려봐요.
다 마시고 난 뒤 내일은 3분만 우려야지(ㅋ?) 결심했지만 아무튼 이제야 소감을 남기니까 잠시 진정해 줘, 오늘의 나!
티백을 우리기 전 찻잎은 은은한 바닐라 향을 냅니다. 하지만 우리고 나면 은은했던 바닐라는 아주아주 진해져요.
찻 뚜껑을 열어두면 너무 진한가 싶던 향은 서서히 휘발되며 기분 좋은 정도로 잔잔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지속됩니다.
가향차긴 하네요. 앞전에 마신 비가향차들은 찻물에 코끝을 가져가야 옅게 느껴졌는데
오늘의 차는 은은해서 속았지 아주 오래오래 이 은은한 바닐라 향을 방안 가득 채웁니다.
여기서 하나 고백합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좋아하지만 바닐라 라떼는 좋아하지 않아요.....
어째서인지 마시면서 늘 미묘하게 속이 불편했거든요. 그리고 오늘은 속이 좋지 못한 상태였죠.
그런데 식전 공복에 바닐라 차이를 우린 사람은 누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정해, 곰. 일단 찻물 감상을 들려줘.
요 며칠 마신 차들은 첫모금에서 주는 강렬함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입안을 데우는 작업의 시작선이었죠.
그래서 바닐라 차이티의 첫모금은요? 다른 맛은 느껴지지 않아요. 오로지 강렬한 바닐라 오일로 입안이 코딩됩니다.
하지만 두 번째 모금부터는 바닐라는 부드럽게 거들 뿐 찻물 맛이 다가오는데 세 번째로 넘겼을 때는 찻물에서 독특한 조미료들이 하나씩 느껴졌어요.
처음은 생강, 다음은 후추? 코딩되어 있는 바닐라 덕에 쨍하게 튀지는 않아요.
찻물을 비운 입안에서는 짭조름한 맛이 납니다.
이번 티백들은 처음 접하는 거라 스트레이트로 즐기고 있긴 한데 차이티 설명에도 안내되었듯 라떼로 마시는 편이 더 좋겠단 생각이 마시는 내내 듭니다.
차 자체에 블랙 페퍼가 가미되어 있어서 그런지 끝에 다가온 짠맛이 우유와 어울릴 것 같더라고요.
문제는 반잔을 비운 이후 오래 우려서 인지 마시기 조금 힘들 정도로 기름진 맛에 곤란해졌어요.
하지만 처음 접하는 차를 2번 이상 우려봐야 만족하는 사람은 힘겹게 한 잔을 다 비워낸 뒤 두 번째 잔을 우려봅니다.
그런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요? 두 번째 우린 차역시 많이 휘발되어 은은한 바닐라 향이지만 찻물에서는 느닷없이 레몬맛이 인사합니다.
억..? 오히려 좋아!!(ㅋㅋㅋㅋㅋㅋㅋㅋ) 바닐라가 죽자마자 찾아온 향신료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과일향이라니 음 테이스티 이러면서 멈추지 못하고 즐기고 있었는데..!
2번째 잔을 마시는 도중 속이 핫핫 거리면서 울렁거리더라고요.
차이티 자체가 향료를 가미한 차다 보니 한잔 이상은 제게는 부담이 되었나 봐요.
이제서야 맛있어지기 시작했는데 억울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오늘 몸 상태가 좋지 못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저 저와 차가 안 맞았을 뿐이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찻잔을 내려뒀죠.
피라 님이 차이티에서 한약 맛이 난다 하셨는데, 바닐라 차이에서는 저는 시나몬을 느끼지는 못했어요.
오히려 한약 맛이 났다면 더 좋았을 거 같은데 바닐라와 향신료 사이 어딘가의 맛이라 한약 맛나는 다른 차이티 꼭 마셔보겠어!
이런 궁금증이 나날이 커져나가죠. 후훗 비록 속이 받아주진 못했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내일은 식후 즐겨보고 또 소감을 남겨볼게요.
참고로 다음은 코코넛 차이티를 마셔볼 예정이며, 피라 님이 억? 눈썹 올라가는 한약 맛이라 하셔서 기대됩니다.
#VANILLA_CHAI
o0(먹고 나니 살 것 같고)
#레시피
이틀 사이에 슬픈 소식이 있어요... 가장 아끼던 찻잔을 깨트렸지 뭐예요.
찻물을 비교해 보려고 투명한 찻잔에 우려 보고 있었는데 너무나도 아쉬워요.
적어도 수레국화차를 우릴 때만큼은 고운 빛깔을 보고 싶었거든요. 그날은 양주잔에 옮겨보기로 다짐해 봅니다.(ㅋ?)
아직 차이티가 2종이나 남아있으니 약속대로 코코넛 차이티를 꺼내봅니다. 티백에서는 달콤한 코코넛 향이 나요.
하지만 앞서 배웠죠. 이 향은 찻물을 우리는 순간 사라지고 가미된 향료로 찻물의 맛을 배신할지도 몰라요.
오늘은 지지 않기 위해 식사도 끝냈고 간식도 준비 완료, 덤벼라..! 연하게 우려주마..!!(..그렇게 3분 뒤)
바닐라 차이티랑은 다르게 코코넛 차이티도 페스티브 때처럼 찻물의 층이 나눠집니다. 투명한 찻잔으로 보지 못해 아쉽네요.
역시나 층이 나눠져있을 때 첫모금을 넘겨봐요. 비가향차와 달리 층이 나눠진 코코넛 차이티의 윗물은 딱히 이렇다 할 특색이 없어요.
차이티라는 게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의 찻잎에 향료를 가미해 만든 차라서 그런 걸까요..?
확인도 해봤으니 색이 잘 섞어들도록 티스푼을 저어준 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한 모금을 넘겨보면,
바닐라 차이티가 점층적으로 하나씩 가미된 맛이 느껴졌던 것에 비해 코코넛 차이티는 부드러운 코코넛향 사이에 짙은 생강 맛을 들어냅니다.
생강이 주는 맛에서는 깔끔한 찻물인가 싶어질 때쯤 찻물이 비어진 입안에서 마실 때는 느껴보지 못한 단맛이 서서히 올라오네요. 그리고 제법 부각이 돼요.
단맛 뒤에는 살짝 걸쳐진 짠맛이 따라옵니다.
지난번 마신 차이티와 비교해 보면 바닐라 차이티는 가미된 향료 중 후추 맛이 먼저 떠오르는데,
코코넛 차이티는 블랙페퍼의 맛은 모르겠지만 소금기에 가까운 짠맛이 살짝 느껴졌어요.
또 다른 점은 둘 다 생강 맛을 드러내지만, 하나는 생강이 향료처럼 특색 중 하나로 느껴졌다면
오늘 마신 차에서는 생강이 양념이 아닌 베이스로 깔고 시작해 이렇게나 다를 수가 있구나 신기했습니다.
간식으로 드디어 피라 님이 보내주신 모나카와 곁들여 봤어요. 모나카....... 오랜만에 먹어서 일까요..? 이거 왜.. ? 이렇게까지 맛있죠..?(ㅋㅋㅋㅠ)
그러나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차이티는 간식과 어울리지는 않네요. 간식 덕분에 향료의 맛이 더욱 강해졌거든요.
간식과 같은 이유로 식은 차이티 역시 따듯할 때 마시는 것보다 향료의 존재감이 배로 강해집니다.
....이..이러지 마, 그렇게 알려주지 않아도 존재감을 느끼고 있어..! 갑자기 입안이 맵고 핫핫해져서 웃어버렸어요.
..........................일부러 연하게 우렸는데..! 간이 센 음식을 먹는 기분에 또, 또, 또, 배신 당했지?
그래서 다짐해요. 더욱 연하게, 그리고 식기 전에 찻잔을 비우자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필시 피라 님의 눈썹 올라간다는 평이 스파이시의 맛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제 점수는요?(피라 님:ㅋ)
향은 바닐라 차이티보다 코코넛 차이티가 조금 더 편했는데, 맛은 바닐라 차이티가 더 선호였던 것 같아요.
레몬그라스가 첨가되어 있어서 그런지 두 번째로 우린 찻물 맛이 입에 맞았거든요.
블랙페퍼의 독특한 톡 튀는 후추 향 역시 잘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피라 님이 말해주신 건강한 맛은 생강 맛이 잘 느껴져서인지 코코넛 차이티 쪽이 조금 더 부각되었어요.
차이티를 경험하는 게 처음이라서 맞춰가는 과정에서 제법 우당탕탕 했지만..!
몸의 컨디션에 따라 고른다든지, 이번처럼 스트레이트가 아닌 라떼로 마시면 또 다를 테니 찻물의 특색을 알아가는 과정만으로도 즐거웠어요.
내일은 드디어 차이티 시리즈 중 피라님이 가장 무난하셨다는 마살라 차이티를 경험해 보겠습니다~!>:D
#COCONUT_CHAI
어느새 일주일 치 찻물을 우려봤어요.
보내주신 순서로는 마살라 차이티가 중간에 섞여있었지만 피라 님의 후기에 가장 무난하다는 말에 뒤로 빼뒀답니다.
맛있는 건 가장 나중에 먹어요. 드디어 크리미한 차이티를 지나 아껴둔 마살라 차이티를 우려봅니다.
우리기 전 티백 향에서부터 기존의 차이티와는 다르게 바닐라와 코코넛 향으로 부드럽기만 했던 티백에서는 어디선가 매운 향부터 다가옵니다.
코코넛 차이티처럼 층이 나눠져 물이 우려지고요, 우려진 찻물에서는 앞서 맡았던 매운 향보다는 한약재에 가까운 향으로 또다시 변화하네요?(또잉)
일단 크리미한 향 자체가 없어서 그동안 불편했던 긴장감 없이 찻물을 머금어봅니다. 그리고.....
......!! ...........................맛있다..!
으하하, 맛있다!!(ㅋㅋㅋㅋ) 차이티에 크리미한 요소의 가미 여부에 따라 이렇게까지 차이 날 맛인가?
흠, 뒤로 빼두길 정말 잘했어요. 어려운 숙제 해치우고 맛보는 단물과도 같네요.
그동안 다른 차이티들이 가미된 향료의 맛이 가장 잘 느껴졌다면, 마살라 차이티는 찻잎의 맛이 두드러집니다.
등급이 낮은 찻잎이라 그런지 확실히 다른 홍차에 비해 떫고 쓴맛이 넓게 느껴지는데 이 맛을 가리기 위해 향료를 곁들인 게 차이티예요.
하지만 그마저도 마살라 차이티에서는 숨기지 않고 찻잎을 앞세워 향료들은 그저 장식과 같이 조미되어 배회합니다.
이 떫고 쓴맛이 거슬릴 정도가 아닐뿐더러, 녹차와 같은 적당한 혀 아림에 옅게 스파이시된 향료가 느껴져서 좋은 것 있죠.
부드러운 질감의 코딩을 원하신다면 다른 차이티가 나을 것 같긴 한데.. 홍차의 기본 찻잎 맛을 좋아해서 그런지 가려지지 않은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홍찻잎은 아쌈이었는지 살짝살짝 간 보듯 달큼한 찻물의 맛이 녹차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죠.
지난 이틀간은 홍차를 마신단 생각보다는 차이티라는 고유의 텍스처를 새롭게 접하는 시간이었는데 오랜만에 홍차를 마셔보네요.
고백하자면 고작 이틀간이었지만 새 질감에 익숙해지는 과정 속에 아쌈이 너무 그리웠어요..................(ㅋㅋㅋㅠ.ㅠ)
그리고 코코넛 차이티처럼 건강한 맛! 생강 향이 강렬했던 코코넛 차이티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찻잎 맛이 가장 잘 느껴지지만 또 한편으로는 생강과 그동안 다른 차이티에서 느끼지 못한 계피 맛이 드디어 느껴지던 것 있죠.
익숙하지 않은 남은 생소한 향은 카디멈이려나요...? 정확히는 이게 무슨 맛인지 설명할 수 없는 이국적인 맛들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섞여 한약재 맛을 느끼고 있으면 찻잎과 향료 사이에 아주 옅게 블랙페퍼로 살짝 걸쳐져 후추 짠맛이 두들기고 가요.
등급 낮은 찻잎에서 떫고 쓴맛을 제외하면 다른 홍차들과 비교했을 때 찻물이 식으면 식을수록 찻잎보다 향료 맛이 강해집니다.
오늘도 따듯할 때 마시는 것보다 점점 더 매워지길래 서둘러 호로록 한 잔을 마저 비웠어요(?)ㅎㅎ
헤헷... 아직 향 강한 차를 식혀 마실 정도의 담은 없었지 뭐예요.
어쨌든 마지막 차이티였으니 오늘은 라떼로 한 번 더 우려 보기로 합니다>:3
첫 잔에서는 계피 맛이 그렇게 강하게는 느껴지지 않았는데,
두 번째 잔부터 향과 맛에서 바닐라 차이티를 두 번째로 우렸을 때 레몬그라스의 윤곽이 짙게 드러나듯 더욱 선명하게 시나몬이 인사하더라고요.
마시는 내내 정말 시나몬이 들어있긴 했구나? 차이티에서 시나몬밖에 느끼지 못했다던 피라 님이 생각이 나서 웃어버려요.
오히려 마살라 차이티에서 진저는 옅게 느껴져요! 한참 찻물의 맛을 비교하는 사이 차이라떼가 우려졌어요.
300ml의 우유에 탔더니 작은 찻잔으로 두 잔이 나왔길래 한 잔은 설탕 없이 마셔봅니다.
................설탕 없이 마셔도 이렇게나 좋구나. 아니요, 오히려 좋아..!!!!!!
스트레이트 차이티는 300ml 기준으로 2분이 기분 좋았는데, 라떼는 5~10분 이상 우려야 좋네요.
5분 정도 우렸을 때는 찻잎의 떫은맛마저 느껴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는 찻잎의 맛이 짙게 느끼고 싶으니 살짝 더 우려봅니다.
마시는 동안 찻잎과 계피 향이 우유의 풍미를 진하게 만들어고요, 얼그레이 밀크티와 비슷한듯하면서도 확실히 시나몬 덕에 제법 차이가 나네요.
가끔 오래 우려 베르가못 향이 짙어진 밀크티에서 찾아오는 거부감과 달리 마살라 차이라떼는 그마저도 없어요.
그도 그럴 게 이미 익숙한 맛인걸요!(한약 맛 좋아하는 사람)
하지만 둘 중 어느 쪽으로 마실래하고 여쭤본다면 얼그레이로 주세요!(ㅋ) 대답할 것 같습니다.
조금 더 홍차에 우유를 곁들여 마시는 기분이 짙은 건 아무래도 찻잎의 등급이 높은 쪽이란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그래서 차이티는 라떼, 홍차는 밀크티라 달리 불리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맛 자체가 다르니 그날그날 끌리는 쪽으로 선택하는 재미가 있겠어요.
당장 밀크티가 아닌 차이라떼만 해도 이번에 마셔본 종류만 3종인데 그마저도 모두 다를 것 같거든요~!
아무튼 무첨가 차이라떼를 즐겨봤으니 마지막 잔은 설탕을 한 티스푼 더해 마저 즐겨봅니다.
호로록 냠, 달달한 라떼네요. 그러나 한약재를 단맛으로 먹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무첨가인 쪽이 더 선호예요.
그래도 맛있으니까 잔을 모두 비우고 난 뒤에서야 정말 차이티를 마셨단 기분이 짙어집니다.
입안은 얼얼하고 속이 살짝 매워요. 차이티란 그런 존재인거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오늘은 배신감까지는 들지 않았습니다. 기분은 좋고 나른해요. 즐거웠습니다~!
(+)
차이티를 차게 마시면 향료가 짙어질 것 같긴 한데 피라 님이 알려주신 냉침이 궁금해져 레시피를 옮겨둡니다.
500ml 물에 티백을 넣어두고 다음날 마신다네요. 차이가 궁금해져요>:3
#Masala_Chai
일주일 치 분의 찻물을 우려본 후 남은 티백을 찬찬히 살펴봅니다.
이건 무난해 보이고, 이건 어떨지 모르겠고. 그리고.. 이건 힘들려나?
《향신료와 시트러스 향이 가득한 강렬한 향의 차》
차이티를 마시는 동안 매운 향이 점점 강해졌을 때 제법 어렵단 생각에 쓱 앞으로 꺼내둡니다.
그래서 오늘은 크리스마스 티를 먼저 우려 보기로 해요. 이 티백이 마지막 날을 장식하던 24일에 마시는 찻물이래요.
그렇게 생각하면 어쩐지 설명 보다 제법 무난할지 모르겠단 생각에 뒤로 빼둘까 또다시 고민이 일죠.
하지만 마지막은 얼그레이로 정해뒀으니 잡힌 김에 티백의 포장지는 뜯어보면,
짙고 맛있는 찻잎 향에 매콤한 정도는 아닌 가볍게 흩뿌린 듯 옅은 향신료가 느껴져요. o0(와아, 맛있겠다!)
찻물은 단층을 이뤘으며, 찻잔 뚜껑을 열면 티백에서 짙었던 향과 달리 첫 향은 무슨 향인지 생각보다 더 모르겠어요.
분명 가향차일텐데 왜 이리도 옅은 걸까요? 마시면 다르려나......? 의문을 품은 채 찻물을 넘겨봅니다.
....??
티백의 성분을 보고 향수에 가까운 찻물을 예상했지만 맛에서는 묵직한 훈제된 우디향으로 다가오네요.
첫 감상은 떫음보다 나뭇결에서 주는 텁텁함이 먼저겠고, 그럼에도 거슬림 없이 오히려 무게를 잡아주듯 찻잎은 고급 집니다.
향으로 맡는 정보가 적어 한 모금 두 모금 넘기다 보니 아주 옅게 달큼함과 함께 숨어있던 시트러스의 향이 그제야 느껴지네요?
시트러스를 찾아내기가 이렇게까지 옅을 수가 있는 걸까...? 의식적으로 맛을 쫓다 보니 또다시 의아함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라임에 가까운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버가못인 모양인지, 상큼함 뒤로 살짝 쓴맛이 따라옵니다.
전체적으로 묵직해도 잘 블렌딩되어 맛있어요! 맛있는 홍차를 마실 때면 첫 잔은 빠르게 사라지곤 하는데 오늘도 역시나..(맹)
다시 두 번째 찻물을 우리는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죠. 이거 정말 가향차가 맞긴 한 걸까...?
솔직히 지난 비가향차를 마셨을 때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해 끊임없이 의심을 하는 사이 두 번째 찻물이 우려졌습니다.
첫 잔이 3분이라 이번에는 짙게 느껴보려고 5분으로 우려봤어요.
첫 잔에서 느끼지 못했던 시트러스의 귤 향이 조금 더 살아나긴 했는데 여전히 그렇게 강하지는 않네요.
다른 사람들의 감상에서는 오렌지와 계피 향이 강했다던데.... 차이티 때도 느꼈지만....
..................................................저 시나몬을 잘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두둥탁)
.....향신료도 들어있다는데.... 이상하다.... 왜 우디향뿐일까 맛있긴 한데 평이 너무 다르잖아. 그리고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딱 한 잔에서 반잔을 더 비우고 난 뒤 살짝 찻물이 식으면서 시트러스는 짙어지고 어디선가 살짝 흩뿌린 짠맛이 느껴지더라고요.
향신료가 들어있긴 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세 번째 잔을 우렸을 때쯤 어.. 어어?? 차이티가 점점 더 향료의 맛이 강해지면서 매워졌듯,
첫 잔에서 시작한 우디향은 세 번째 잔에서부터 시트러스의 밑에 그저 깔려 강조되는 순서를 역행하네요?!
이게 뭐야, 우드가 밀리니까 갑자기 가향차가 되어버렸잖아?
그 아래 숨어있던 느껴보지도 못한 어디선가 튀어나온 시나몬과 함께 잔 향신료들이 매운 향을 덧입히면서 적당했던 시트러스와 작용해 부각시켜오는데..!
...???? 데자뷔네요. 제 입안은 향수로 바다를 이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너무나도 황당하며)
이건 가향차야..!!!!!!!!!!! ....가향차였다고!!!(그렇겠지, FLAVOURING이라고 적혀있잖니...)
다만 차이티처럼 끝없는 강조가 아닌 애프터눈티의 베르가못의 진한 향수 물 맛에 마비되듯 시트러스 역시 금방 적응해 버립니다.
이후로는 오히려 텁텁했던 찻물마저 변화시켜 그저 부드러운 우드로 달큼하기만 해요.(마시면서도 어이없고 신기하고..)
차이티가 내게 쉼 없이 주는 시련이었던 것에 비해 가향차란 채찍과 당근 같은 거구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향신료가 들어있긴 했는데 의식해야 느껴지는 수준이라(물론 뒤에는 의식하지 않아도 느껴졌던 거 같긴 한데..!) 차이티처럼 과하진 않았어요.
차는 내내 우디와 시트러스 사이를 오가서 그런지 어쩐지 마시는 동안 크리스마스 날 장작불 튀는 벽난로 앞에 앉아 맛있는 홍차를 곁들이는 이미지가 떠오르더라고요.
찻물을 두세 번 우려볼수록 색은 고동에서 금빛으로, 간식과 함께 머물면 구수했으며, 따듯할 때가 가장 좋았지만 식은 후에도 맛있습니다~!>:D
(+)
피라 님은 향신료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는데 이건 역시 차이티 다음으로 마신 저의 미뢰 오작동일까요..?
#Christmas_Tea
3월 전까지 바쁜데 여유 있는 날 마시는 편이라서 다음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거든요.. 동백꽃 티 감사했습니다~!!>:D